[Stock] NHN KCP,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NHN KCP,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NHN KCP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시장 내 재무 실적과 시장평가, 기업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을 선별해 지정하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출범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재무실적 ▲시장평가 ▲기업지배구조 ▲기업건전성 및 회계투명성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의 평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NHN KCP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코스닥 상장사 1600여개 중 상위 5% 내외만 편입된 51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세그먼트로 지정된 기업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설명회(IR) 개최, 국문공시의 영문 번역 서비스,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면제 혜택 등을 제공 받는다. 또한 연계 상품 개발 추진과 전용 홈페이지 개설 등 지속적인 인센티브가 마련된다.
박준석 NHN KCP 대표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리딩기업으로 선정돼 기쁘다"며 "한국거래소가 제공해주는 지원을 적극 활용해 경영활동의 성과가 기업과 코스닥 시장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그먼트는 동일한 시장브랜드를 공유하지만, 소속 기업의 특성에 따라 진입과 퇴출이 독립적인 부분 시장입니다.
구분 | 단일시장 | 소속부 |
---|---|---|
시장구조 | A시장 | A시장
|
독립성·차별성 | 없음 | 낮음 |
브랜드공유 | ||
구분 | 세그먼트 | 개별시장 |
시장구조 | A시장
| A시장 B시장 |
독립성·차별성 | 높음 | 매우높음 |
브랜드공유 |
세그먼트 도입 이전의 코스닥시장은 1,500개 이상의 다양한 기업을 하나의 시장에서 관리함에 따라, 대형 우량상위기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의 벤치마크 시장인 나스닥시장의 글로벌 셀렉트 세그먼트와 같이 대형 우량기업만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단일시장 구조
단일시장구조의 한계대형 우량기업의 상대적 저평가로 인한 상장매력도 저하
세그먼트 구조
새로운 시장 구조 도입을 통해구조적 한계점을 극복대표기업 육성을 통한 시장 경쟁력 제고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시장의 리딩그룹으로서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수의 우량기업들을 통해 나스닥의 가치가 형성되고, 상장된 모든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효과를 향유하듯이, 코스닥 글로벌을 통해 코스닥시장의 신뢰도와 상장매력도도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나스닥(미국), LSE(영국), DB(독일), JPX(일본) 등 해외 주요거래소도 기업의 성장단계·우량도 등을 기준으로 세그먼트 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상위 세그먼트에 대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설정하고 지수편입, 영문공시 등 차별적인 혜택과 의무를 부여하여, 글로벌·기관 투자자를 겨냥한 우량혁신기업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의 벤치마크시장인 나스닥의 경우, 상장기업의 인지도를 확대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2006년 Global Select 시장을 설립하여 나스닥시장을 명실상부 NYSE와 경쟁하는 메인마켓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 유수의 기업들이 나스닥의 대표기업으로서, 수많은 혁신기술기업들의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블루칩 '코스닥 글로벌', 내달 편입종목 더 늘어난다
편입 기준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300억원 이상 또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한국ESG기준원 기업 지배구조(G) 평가등급 B등급 이상 등이다. 유지 요건은 편입 요건보다는 완화된 기준을 두고 있다. 시총 4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250억원 이상 또는 매출액 2500억원 이상 등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지 요건은 지정 요건의 80% 수준이고, 지난해 최초 편입 기업의 경우 지배구조 평가등급 기준이 내년으로 유예 적용된다”며 “이에 따라 편입 후 단기간 편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3일부터 오는 7일까지 편입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이미 우량한 기업들이 접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편입 신청과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편출보다 편입 신청 및 예정 종목이 많아 현재 구성 종목수인 51개보다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편출과 편입 종목을 반영한 코스닥 글로벌 지수 정기 변경은 5월 첫 거래일에 이뤄진다.
한편,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을 대상으로 국문공시의 영문 변역 지원, 증자·전환사채 등 신주 발행 시 내야 하는 상장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거래소는 오는 25일 ‘코스닥 글로벌 엑스포’를 개최한다. 편입 기업 가운데 28개사가 참석해 해외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IR 활동을 할 예정이다.
다만 상당수 기업들은 이런 인센티브의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했다. 한 편입 기업 관계자는 “여러 지원이 있지만 실무적으로 아직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코스닥 글로벌 종목인 NICE평가정보와 비에이치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한 것도 편입에 따른 실익이 적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글로벌 소속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편입 종목이 코스피 이전 상장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점검]구조적 한계 넘는 '1부리그' 목표, 경쟁력 강화 첫 여정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5:35 더벨 유료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장은 한국의 대표 주식 거래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출범 초기 유가증권 시장에 밀려 소외되기도 했지만 IT(Information technology)와 BT(Bio technology), CT(Culture technology) 분야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성장하며 자리를 잡았다. 상장한 기업은 1600개를 넘어섰고 전체 시가총액(시총)은 336조원에 달한다.일부 코스닥 상장사는 대기업들이 즐비한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자본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닥 시장을 향한 인식은 유가증권 시장보다 하위인 ‘2부리그’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코스닥 시장을 패싱하거나 덩치를 키워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의 부실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Global Segment)'를 출범한 이유다.
◇51개 블루칩 선별, ‘1부리그’ 구축 시험대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기업을 선별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재무실적과 시장평가, 지배구조 등이 우수한 51개 기업들을 선정했다. 기업들은 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반도체와 서비스·콘텐츠, 의료·바이오, 제조업 등 4개 산업군에서 선발했다.
반도체 산업에선 리노공업과 서울반도체 등 15개 기업이 편입됐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CJ ENM 등 14개 기업은 서비스·콘텐츠 산업으로 분류된다. 의료·바이오 산업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알테오젠, 에스티팜 등 11개 기업이 뽑혔다. 제조업으론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 11개 기업이 편입됐다.
리노공업(반도체)과 카카오게임즈(서비스·콘텐츠), 셀트리온헬스케어(의료·바이오), 에코프로비엠(제조업)은 각 산업군에서 시총 1위인 기업들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흑자 경영을 이어가곤 있지만 의료·바이오 산업군에선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 적자를 낸 곳도 일부 선발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최근 출범 100일을 넘겼다. 출범 초기 편입 기업들의 시총 합은 77조원 규모에서 지난 13일 88조원대로 증가했다. 거래량도 910만주에서 1660만주로 늘었다. 시총은 14.1%, 거래량은 82.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전체 시총이 12%, 거래량이 34.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종목별로 주가 추이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출범 당일과 지난 13일의 종가를 비교했을때 주가가 오른 기업은 전체 51개 중 13개에 그친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에코프로비엠으로 11만3400원에서 19만6500원으로 높아졌다. 73.28% 오른 수준이다.
◇초기 이탈 ‘삐거덕’, ’지수 연계상품’ 상반기 출시 목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 시장의 우량 상장사가 저평가 받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편입은 기존 지수와 차별성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편입 상장사의 최근 3년간 주가지수 성과를 살펴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수 수익률은 44%로 시장 전체(8.5%) 대비 높은 초과 수익률을 보였다.
기존 코스닥150 지수는 코스닥종합지수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출범한지 석달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NICE평가정보(나이스평가정보)가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이스평가정보 오랜 업력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우량 기업인 만큼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브랜드 신뢰도에도 적잖이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종목수도 50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여기에 의료·바이오 산업이 별개로 신청을 받았음에도 종목수가 서비스·콘텐츠 산업보다 적어 소외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량한 상장사를 선별하는 만큼, 실적과 재무 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의료·바이오 상장사에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안정적 투자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혁신 기업에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관련, 변별력과 공정성을 높인 기준 개선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코스닥 시장의 리딩 그룹이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후속 정책와 운영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와 연계한 ETF 등 상품 출시 시기 등을 살피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연계상품 출시를 목표로 자산운용사 등과 상품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 글로벌 지수라는 종합 시황지수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갖고 상품을 만들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렸다"며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출입 되는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 등을 살펴 지수의 상품성을 개선 중에 있으며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운용사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우등생만 모은 글로벌 세그먼트, 상품화는 '글쎄'
시총에 ESG 수준까지 평가…"옥석가리기는 성공"
운용업계 "지정 철회 신청으로 불확실성 높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저평가'라는 국내 증시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최근 베일을 벗었다.
편입기업은 코스닥150 편입기업의 3분의 1 수준인 50여 곳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우량기업을 성공적으로 골라내 기존의 코스닥시장 대표 지수인 코스닥150과 차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최종 목표인 상품화 단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신청제도로 운영되는 만큼 종목 편출입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차 목표 '옥석가리기'는 성공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출범한 글로벌 세그먼트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코스닥 블루칩으로 선정된 51개 종목이 편입됐다. 이들 편입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76조8260억원에 달한다.
시총 톱 10종목 중에선 에이치엘비, 에코프로, 셀트리온제약 등이 빠졌다. 이 가운데 몇몇 기업이 편입 신청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한국ESG기준원(KCGS)의 평가등급 B등급 이상, 매출 3000억원(바이오업종은 300억원)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아예 신청서를 내밀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애초 글로벌 세그먼트의 기획 의도였던 '옥석 가리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코스닥 상장사 중 지배구조 이슈가 없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들을 골라내 시장에 우량한 투자처를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대표 벤치마크(BM) 지수인 코스닥150에서 시총 외에 실적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기준을 강화한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세그먼트에는) '우량하다'고 모두가 공감할만한 종목들이 들어가 있다"며 "단 코스닥150이 공고한 BM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당장 글로벌 세그먼트로 방향을 틀려면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상품화는 아직 요원"
증권가에선 글로벌 세그먼트의 성공 여부는 지수를 활용한 '상품화'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산운용업계의 태도는 아직 미온적이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선호가 미미한 분위기 속에서 코스닥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신규 상품을 출시하기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미국 나스닥100이나 S&P500지수 추종 상품에만 투자자 수요가 있고 국내증시 지수 추종 상품에는 자금 유입이 많지 않다"며 "그나마 테마성 상품에만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형 운용사들의 글로벌 세그먼트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편이다. 거래소에서 산출한 지수인 만큼 타사와의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중형 운용사 ETF운용본부 관계자는 "거래소가 만든 지수인 만큼 지수를 확보하긴 쉽다"면서도 "대형사들과 똑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내놓으면 브랜드나 마케팅 측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중도 철회 신청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글로벌 세그먼트는 여타 지수와는 달리 신청제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의 자발적인 신청 후 편입기업으로 지정되면 매년 5월 거래소가 심사를 통해 지정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즉 편입 요건에 충족하더라도 해당 기업이 직접 거래소에 신청하지 않으면 세그먼트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매년 편출입을 재심사하는 만큼 기업들이 지정 종목 지위를 포기할 수도 있다. 지수 운영 측면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는 기업이 철회를 신청하면 바로 다음 차례부터 지수에서 빠지게 되는 구조"라며 "지수를 활용한 상품화 이전에 이런 부분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래소에서는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 등 기존 지수에서도 종목 변경이 발생하고 있다"며 "글로벌 세그먼트라고 해서 변동성이 유달리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그먼트 편입 기업이 굳이 지정 해제를 요청할 가능성도 작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출범 넉 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성과는 언제쯤?
등록 2023.03.24 08:05 수정 2023.03.24 09:51
안윤해 기자
업계 안팎서 "세그먼트, 차별점 돋보이지 않는다"
지수 추종 연계 상품 없고 ESG 평가 문턱도 높아
거래소 "지수 추종 연계 상품, 준비 막바지 단계"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 야심차게 출범시킨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출범 4개월을 넘겼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코스닥 글로벌에 포함돼 있던 나이스신용평가는 출범 4개월 만에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탈을 선언했으며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연계 상품은 아직까지 전혀 없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기업들이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되면서 체감하는 차별점이 부족하고 운용 성과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기업들을 선별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발표했다. 코스닥 글로벌은 코스닥 시장 산하의 하위 세그먼트로 코스닥 시장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구상한 제도다.
코스닥 글로벌은 미국의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를 롤모델로 삼고 우량 기업들을 코스닥 시장에 잔류하게 함으로써 코스닥 시장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당초 거래소는 해당 제도에 대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지수와 ETF 등의 연계상품을 개발해 기관·외국인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겠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코스닥 글로벌은 도입 초기부터 삐걱대며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세그먼트 편입 기업 중 하나인 종합신용정보 전문기업 '나이스평가정보(NICE평가정보)'가 4개월 만에 이탈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오랜 업력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기업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제고 및 기업 평가 강화를 위함"이라고 이전 상장의 목적을 설명했다.
회사의 설명에서 주목할 만 점은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제고'와 '기업 평가 강화'다. 사실상 소속 기업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글로벌 제도의 의미가 사실상 퇴색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제도가 도입된지 넉 달이 지났음에도 해당 지수를 활용한 연계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는 사실상 코스닥 글로벌의 등락률이 '코스닥 150' 지수와 크게 차이나지 않고 시장성 역시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코스닥150 지수는 지난 2015년 7월 13일 도입 2주만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으며, 2개월 뒤에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 150 ETF'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코스닥 150 ETF' 등 연계 상품이 줄줄이 상장한 바 있다.
한편, 코스닥 글로벌은 편입 기업의 평가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그중 거버넌스(G) 부문의 'B등급 이상'을 지정 요건으로 하고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조건이 코스닥 기업들에게 과도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지난 2021년 ESG 모범규준을 전면 개정하면서 평가 기준이 더욱 깐깐해졌고, 이에 따라 주주권리 보호 등의 항목을 포함하는 거버넌스(G)의 평가 문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을 실시하는 기업은 589곳으로 전체 코스닥 상장 기업(21년 기준·1367개사) 대비 약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360곳뿐이었다.
일례로 코스닥 시장 내 바이오 기업들은 배당 수익이 3~4년안에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보편적임에도, 거버넌스 평가를 위해 수시 배당 등 주주환원까지 신경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기존에 포함돼 있던 바이오 기업들 역시 실적이 악화될 경우 잦은 편입·편출로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거래소나 시장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명확한 혜택이 없고, 그렇다고 주가가 특출나게 상승한 것도 아니다"라며 "기업들은 소속 자체만으로도 부담감을 가지고 있고 이탈을 원하는 기업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기업의 ESG 평가도 현재로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코스닥 상장사 대부분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거버넌스(G)에 초점을 둔 거래소의 ESG 평가 방식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 기업들의 편출입 변동이 클 경우, 세그먼트에 대한 유인 동기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겠다"며 "거래소도 시장도 세그먼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제도 운영 초기인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기다려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지수 추종 상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손병두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작년 코스닥 기업, 영업이익 0.8% 늘었지만 순이익은 24% 급감
작년 코스닥 시장 상장법인들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영업이익을 소폭 늘렸다.
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2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1100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73조3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15조3721억원으로 0.8%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8조67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순이익이 감소한 건 작년 고금리와 증시 추락으로 금융 비용과 투자 손실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순이익은 영업이익에 금융손익과 투자손익 등을 더해 계산한다.
업종 별로는 운송장비나 전기전자 등 제조업 부문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특히 지난해 운송장비 업종 영업이익은 89.1%나 급등했다. 전기전자(66.8%), 기계장비(52.4%), 금속(39.1%) 등 업종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뛰었다. 제조업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11.4% 증가했다.
반면, IT 부문 회사들의 영업이익은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디지털컨텐츠(-60.7%)와 통신방송서비스(-33.7%) 등 업종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탓이다.
기업별로는 754개사가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으며, 346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8.4%로 2021년 말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작년 출범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부문)’ 소속 기업 46곳의 실적이 다른 코스닥 기업들보다 두드러졌다. 이 부문은 전체 코스닥 기업 중 에코프로비엠,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알짜 기업’만 추린 명단이다.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들의 작년 영업이익 성장률은 14.6%을 기록, 전체 평균(0.8%)을 크게 앞섰다.